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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방법

활자중독형 독서의 장점

 

예를 들어 차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다가 유람선을 봤다고 가정해 봅시다. 가뜩이나 도로가 막혀서 심심했던 아이는 자연스레 거북선을 떠올릴 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강 위에 거북선을 띄워 유람선을 공격하는 상상놀이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문득 거북선의 유별난 모습에 생각이 미치게 됩니다. 거북선은 왜 등딱지 같은 덮개로 덮였있을까하는 의문이 될수도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머릿속에서는 계속 의문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런 질문은 자연스럽게 고대 해군의 전쟁 방식으로 이어질수도 있습니다. 

 

전쟁방식을 알아야 등짝지가 왜 유리한지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고대 해군의 전쟁 방식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자기가 아는 지식의 한도 내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해적들은 유람선을 약탈할 때 사다리나 줄을 이용해 그 배로 건너갑니다. 그런데 등딱지가 잇으면 그렇게 건너올 수가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거북선의 등딱지에는 무수히 많은 송곳이 박혀 있습니다. 이제는 확실해 졌습니다. 

 

거북선의 등딱지는 적군이 우리 배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인 것입니다. 여기서 생각이 더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등딱지로 왜군이 넘어오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것은 왜군이 그만큼 배 위에서 전투를 잘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같은 군사인데 왜 왜군이 배 위에서 더 잘싸울까 하는 의문이 또 생겨납니다. 여기서 아이는 또 책에서 읽은 전투 지식을 머릿속에서 찾게 됩니다. 중국의 주무기는 창, 한국의 주무기는 활, 일본의 주무기는 칼이라는 내용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아이는 다시 사고실험을 하게 됩니다. 조선의 배와 왜의 배가 만납니다. 조선 배가 주무기인 활을 쏩니다. 

 

하지만 이것은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배의 나무 기둥이나 선실로 몸을 숨기면 화살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군이 배를 바작 붙이고 조선 배로 넘어옵니다. 칼을 잘 스는 왜군이 조선군을 쉽게 이깁니다. 그런데 왜 창이 아니코 칼일까 잠시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한번 더 생각을 합니다. 배 위의 공간이 좁습니다. 긴 창을 휘두르면 이것저것 걸리적거리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짧은 칼이 훨씬 더 유리하기 마련입니다. 

 

 

머릿속에서 하나의 지식 체계를 완벽하게 입력해두면 이런 식으로 곱씹을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곱씹는 과정에서 아이는 지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흡수하게 되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책 속의 지식이 아니라 지신의 사고와 완전히 일체화된, 살아있는 지식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지식은 다른 유형의 역사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반복 학습됨과 동시에 세밀화됩니다. 아이는 시대 배경을 훤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세종대왕과 광개토대왕 위인전을, 유물에 관한 책을 읽습니다. 지식이 상호 연결되며 강화됩니다. 어린이실의 역사 서가를 정복할 때쯤이면 아이는 준전문가급의 지식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이 많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를 상호 연결해 복잡다난한 하나의 지식 체계를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식을 처리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향상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문학, 과학, 사회, 정치, 철학 분야의 독서를 모조리 독파합니다. 아이가 쓸 수 있는 생각의 재료가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역사의 지식 체계를 머릿속에 넣은 아이가 읽는 문학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읽는 문학과는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역사와 문학을 독파한 아이가 읽는 과학책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읽는 과학책과는 전혀 다릅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 분야가 머릿속에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그런 아이가 바로보는 세상은 그렇지 않은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이는 세상 모든 것을 자신의 지식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해석할 수 있고, 그 해석의 과정을 통해 강화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창의적 인재, 세상을 읽는 눈을 가진 지식인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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