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중독성 독서는 책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는 유형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도서관 서가의 A열부터 Z열까지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읽어버리는 식입니다. 발명왕 에디슨,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테슬라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합니다.
도서관을 정복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에디슨은 초등학교 때 퇴학을 당하는 바람에 시간과 열정을 얻을 수 있었고, 빌 게이츠는 도서관에서 미친 듯이 책만 읽다가 아들의 정신이 이상하다고 여긴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손에서 책을 놓는 법이 없었던 머스크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와도 저 혼자 독서를 하는 기행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 청소년이 되기도 전에 이미 읽은 책의 권수가 만 권을 돌파했습니다. 경위야 어떻든 간에 도서관 어린이실을 통째로 정복하거나 그에 버금가는 독서를 하면 아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인재가 됩니다.
도서관 어린이실 서가는 어른들이 이용하는 문헌정보실 서가의 구조와 동일합니다. 역사, 과학, 철학, 사회, 정치, 문학 등 모든 분야의 책이 다채롭게 비치되어 있습니다. 다른 점은 책의 수준이 어린이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뿐입니다. 어린이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 유치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상에 유치한 문학, 유치한 지식은 없습니다. 다만 어렵고 복잡한 것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놓았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린이실의 서가를 정복한다는 것은 세상 모든 종류의 지식을 머릿속에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어떤 아이가 어린이실에 비치된 역사책 전부를 제대로 읽는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읽는다는 것은 그 분야의 지식을 반복 확장해서 학습함을 의미합니다. 한국사 통사 책을 한권 읽으면 아이는 한국사의 대략적 흐름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데 도서관에는 한국사 통사 책만 수십 종 넘게 비치되어 있습니다. 담고 있는 지식은 비슷하지만 책마다 조금 다른 관점, 조금 다른 강조점, 조금 다른 서술 방식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수십 종에 이르는 한국사 통사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국사 지식을 조금씩 다른 관점으로 시십 번 반복 학습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교과서를 달달 외워 습득한 지식과는 전혀 다른 입체적이고도 해박한 지식을 지니게 됩니다.
처음 한국사 책을 읽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로울 것입니다.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구고, 고구려라는 나라에는 광개토대왕이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접하게 됩니다. 이렇든 처음 한국사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국사라는 새로운 지식을 만나는 행동입니다. 가볍게 한국사와 인사를 하는 느낌입니다.
두번째 한국사 책을 읽게 되면 다른관점, 다른 서술 방식으로 같은 지식을 다시 습득하게 됩니다. 단군왕검이 다시 고조선을 세우고, 광개토대왕이 다시 북방을 정복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첫 번째 한국사 책을 읽는 과정에서 습득했던 지식을 더욱 강화하고, 놓쳤던 지식을 새롭게 머릿속에 입력하게 됩니다. 처음 읽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활약했다는 것만 알았는데, 두 번재 읽을 때는 임진왜란이 일어나 시기가 조선 중기였고, 50년 후 병자호란이라는 새로운 전쟁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한국사 지식이라는 커다란 퍼즐판이 서서히 채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6~7권의 한국사 책을 읽고 나면 아이는 이제 다음자에 무슨 내용이 나올지 훤히 알 정도로 한국시 지식에 능통해 질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책들 사이에 서로 다른 관점이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됩니다. 20권, 30권을 읽고 나면 사건들의 상화 관계까지 세세하게 파악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머릿소게 한국사라는 지식 체계 하나가 완전한 형태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이제 아이는 자기가 원할 때 언제든지 그 지식을 꺼낼 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가 원하지 않을 때도 툭툭 튀어 나오게 됩니다. 한국사 지식이 내면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지식을 생각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이점이자 성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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